제주의 상징인 '한라산'과 관련된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제주박물관은 10일부터 제주 역사와 문화의 모태인 '한라산'을 조명하고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기획특별전 '한라산'을 연다.

전시는 크게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은하수를 끌어당길 만큼 높은 산'이라는 한라산 이름의 의미를 설명하고 두뫼오름과 두리메, 가메오름 등 과거 한라산을 칭하던 다양한 이름을 설명하는 한편 한라산의 화산활동 기록과 인문지리적 배경 등을 소개한다.

2부 '한라산과 사람들'에서는 중산간 화전농업과 제주 말문화 등 한라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제주인의 삶의 모습을 다뤘다.

3부 '한라산 신앙과 전설'에서는 탐라 개국신화와 한라 산신제 기록, 신선사상, 영실 존자암 터 등 한라산에 남아있는 불교의 흔적 등을 담았으며 4부 '한라산 풍경과 시'에서는 한라산을 그린 풍경화와 글, 시, 등반 기록 등을 볼 수 있다.

마지막 5부 '서양인이 바라본 한라산'에서는 한라산의 높이를 과학적인 측량 도구로 측정한 내용과 한라산을 오른 최초의 서양인 지그프리드 겐테 박사가 남긴 기록 등 서양인이 바라본 제주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라산과 관련된 지정문화재 7점이 선을 보인다.

1702년 제주 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의 물산을 기록한 '남환박물'(보물 제652-5)과 '탐라순력도'(보물 제652-6), 이형상이 제주를 떠날때 받았던 한라산 단향목으로 만든 '거문고'(중요민속문화재 제119-3) 등이 전시된다.

신선사상의 일면을 느낄 수 있는 김홍도의 '군선도'(보물 제527)와 한라산 기행문을 쓴 면암 최익현의 초상(보물 제1510),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때 탔던 제주명마 응상백을 그린 '팔준도첩' 등도 공개된다.

또한 내가 쓰는 마애명, 재미있는 탁본 뜨기, 큐레이터와의 대화, 책 읽어주는 할머니, 박물지 만들기 등 다양한 무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중 '내가 쓰는 마애명'은 특별전과 연계해 전시관람 소개를 적는 프로그램이고, '책 읽어주는 할머니'는 자원봉사자 할머니가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 설문대할망 관련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를 준비한 박물관 오연숙 학예연구사는 "한라산은 지리적 위치상 과거에 오고 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지리산, 백두산 등 다른 명산에 비해 기록이 많진 않지만 관련 자료를 한데 모아 전시함으로써 한라산과 제주의 문화를 총체적이고 깊이 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