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칠포에서 태어나 소원대로 농사꾼의 아내가 된 칠포댁과 그의 아들과 손자에 걸친 3대의 가족사를 다루었다. 이들 가족은 일제시대부터 격동의 시절을 통해 수많은 시련을 겪지만 가족애로 굳게 연결되어 있는 많이 아프고, 많이 따뜻한 소설이다.

과거의 상처를 통해 아파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 놓여 있는 길로 나가려고 하고, 자신의 후손에게 보다 따뜻한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는 아들을 '좌익'이니 하는 것들에 의해 잃은 어머니가 잃은 아들의 자식을 큰아들의 후손으로 둔갑시키고 삶을 살아온 것, 그리고 동생의 아이를 키우면서 정작 또 다른 동생이 퍼트린 호열자로 자신의 딸을 잃는 큰아들 내외의 이야기들을 통해 생생히 그려진다.

역사의 무게와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돋보이는 이 소설은 줄곧 시대적 현실과 고통에 밀착하여 소설을 써온 저자의 글쓰기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표제인 "겨울의 집"은 집밖에는 눈과 얼음이 폭우처럼 쏟아지고 섬돌 위에는 차거움만이 배어 있지만, 집 안에는 방안 가득 훈훈히 퍼져있는 아궁이의 온기와 구수한 밥냄새가 흐르는 '희망의 공간'을 상징한다. 곧 겨울과 같은 시대적 환경 속에 서로를 의지하고 삶을 살아나가는 따뜻한 살냄새를 가진 사람들(가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