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를 쓰는 데 있어서 두 가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하나는 시를 써나가는 데 있어서의 시간과 맞물리는 지루함이며, 내 형편과 잘 맞아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시일수록 그것이 내 자신의 목소리라는 사실과는 다르게 아직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조바심이 그 다른 하나다. 시간 한 점을 정돈하지 못하면서 그 시간위에 내다버린 내 목소리에 대해서 혹시 어떤 자신감을 가졌더라도 그것은 더 큰 죄악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시인이 과거로 흘러 들어가면서 붙잡은 현실이란 뒤에 남는 시간이 바로 침묵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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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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