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혁명은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내걸고 민중들이 봉기해 미완의 혁명으로 그쳤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근대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동안 동학 혁명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전라도 중심의 남접에 가려 충남 태안지역 북접의 활동상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태안지역의 동학농민혁명 북접활동에 대한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 조명한 <동학농민혁명 북접일기>가 번역 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태안군과 동학혁명기념사업회 태안군지부(지부장 정동협)는 28일 "326쪽 분량의 <동학농민혁명 북접일기>라는 책을 충청남도역사문화원(원장 정덕기)에 의뢰해 발간했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로 현대어에 맞게 번역·발간된 이 책은 동학접주로 혁명조직을 이끌며 충청서북부지역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던 조석헌 선생과 문장준 선생의 활동기록인 '조석헌 역사'와 '문장준 역사'가 실려있다.

1편부터 3편까지는 포덕(布德) 34년, 50년, 64년의 조석헌 역사가 번역되어 있으며, 4편에는 포덕(布德) 64년의 문장준 역사가 번역되어 있다. 이와 함께 '동학농민혁명과 조석헌의 북접일지'에 대해 원광대학교 박맹수 교수의 해제가 수록돼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동학농민혁명 북접일기>는 남접과 연합전선을 펼치며 반침략 민족운동의 한 축을 이루었음에도 그 동안 주목받지 못한 북접에 대해 새로운 평가와 연구활동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게 됐다.

태안군은 이번에 1천부를 발간해 주요기관, 학교 및 동학혁명 관련 단체 등에 배부할 계획이다. 또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에서 봉기한 동학혁명을 기념해 추모제를 매년 10월 태안읍 백화산에 마련된 동학혁명 기념탑에서 지내고 있다.

한편, 태안군은 이 일대를 동학 혁명 기념 공원으로 조성하고 박물관 건설을 추진 중에 있는 등 동학 혁명 북접의 봉기 지역에 대한 재조명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