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제2차대전을 패배로 끝낸 일본의 외상이 전범으로 지목받아 옥사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저자는 그 일본인 외상, '도고 시게노리'를 사라졌던 역사의 뒷편에서 끄집어 내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도고 시게노리'는 누구인가?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의 후예로서 일본에서 외상만 두 번이나 지낸 한국계 일본인이다(한국명 朴茂德). 전범으로 지목되면서는 비참하게 '조센징'으로 치부되었던 인물이다. 저자는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일본에서도 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을 미국에 팔아넘긴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을 구한 영웅이라는 평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역사적 평가보다도 한 인간으로서 평화를 위해 신념을 지키다 순국한 인물로 도고 시게노리를 그려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풍부한 역사자료와 사진, 도고의 가족들에게서 얻은 사진 및 기록들로 도고와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

훌륭한 다큐멘터리 작품을 계속 만들어 왔던 저자가 이 번에도 다큐를 통해 만났던 이 인물에 대해 왜 이렇게 할 말이 많은 것인가? 그것은 순수한 조선인의 후예이면서 일본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헌신했고, 평화를 위해 전쟁의 최전선에 뛰어들어 결국 전범으로 죽은 도고의 삶이 지니는 복합성 때문이 아닐까.

1부 도고 시게노리와의 만남

1장 도고 시게노리와의 만남
2장 조선 도공 전래 400주년의 미야마, 그 현재의 사람들
3장 나에시로가와의 역사 그리고 옥산궁
4장 지금 아니면 기록할 수 없는 것들
5장 우리는 왜 도고 시게노리를 만나야만 하는가

2부 역사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역사 앞에 떳떳할 수는 있다.

1장 어둠이 빛을 만든다
2장 청년 외교관, 세계를 보다
3장 군부의 대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다
4장 정의는 사라지고 광기만이 남다
5장 전쟁을 막기 위해 전장으로 나가다
6장 젖은 자는 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7장 역사 앞에 떳떳한 자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