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의 뜻을 기리고 세계유산 수원화성을 널리 알리는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정조대왕이 친히 만든 화성행궁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 <수원의 궁궐, 화성행궁>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행궁은 전쟁으로 인한 피난, 휴양, 성묘 등의 다양한 이용 목적에 따라 건립되었다. 행궁은 국왕이 궁궐을 벗어나 임시로 머물던 또 다른 궁궐이었던 것이다. 조선시대 행궁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이며 최고의 격식을 자랑하는 화성행궁은 정조대왕이 친히 만든 행궁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여생을 보내고자 했던 의도가 담긴 곳이다. 화성행궁에서 단순히 노후를 보내고자 함이 아닌, 조선 개혁의 중심지로서 수원화성을 축성하고 그 안에서 머물며 태평성대를 열고자 했던 정조대왕의 열망이 반영된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기획전에 전시되는 100여점의 유물은 수원화성박물관 소장품을 비롯하여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한양대학교박물관, 수원대학교박물관, 영남대학교박물관 등 10여개 소장처에서 출품한 것이다.

먼저 정조대왕의 친필인 <화성행궁> 현판과 화성행궁의 정전인 <봉수당> 현판이 전시된다. 이 두 현판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것으로 화성행궁을 상징하는 귀중한 유물이다. 또한 임금이 열람하시는 용도로 제작된 화성행궁의 전각 현판 탁본첩과 보물로 지정된〈영건의궤〉그리고 조선시대 주요 행궁이 그려진 채색그림 등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1797년 혜경궁홍씨를 위해 간행된 한글본『뎡니의궤』이다. 현재 프랑스 소재의 도서관에 13책이 전해지는데, 왕실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매우 희귀한 유물로 국내에 없는 유일본이다. 수원시는 2017년 프랑스에서 실견한 후 복제품을 제작하여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한글본『뎡니의궤』는『화성성역의궤』에 없는 봉수당, 장락당, 유여택, 낙남헌, 신풍루, 미로한정 등의 화성행궁 주요 건축물이 채색으로 그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원화성의 4대문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이 채색으로 표현되어 있어 화성행궁과 수원화성의 220여년전 색감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또한 목판으로 인쇄한 것이 아닌 화원들이 책에 직접 그린 자연색의 채색도로 당대 회화로서도 그 가치가 높아 시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왕실행사에서 사용하던 궁중용 <주칠궁상>과 <백자유합> 등 왕실잔치에서 사용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또한 화성행궁 정문인 진남루, 노래당상량문, 득한문, 삼수문 등 이미 원본이 유실된 현판들의 탁본 그리고 30여년전부터 시작된 화성행궁 복원사업의 발굴조사 내용과 중요 출토 유물 등을 볼 수 있다.

수원시는 현재 화성행궁 2단계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화성행궁을 조성한지 230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이번 전시는 정조대왕이 친히 만든 화성행궁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전시 연계 행사로 개막 당일인 10월 18일(목)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프랑스 소재의 채색『뎡니의궤』와 화성행궁>이라는 주제의 특별 학술강연을 마련하였다.『뎡니의궤』를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대학언어문명도서관(BULAC) 관계자가 강사로 초빙되어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