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오정희, 이인화, 문순태 등 한국 문인 183인이 396권의 책에 대해 쓴 독서에세이를 모은 책. '고전'이라는 수식어가 제목에 붙어있긴 하나 그들이 선택한 책의 범위는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플라톤, 노자, 도스토예프스키, 루카치, 마르크스, 줄리아 크리스테바, 정약용, 최인훈 등 동일한 코드로 묶기 힘든 278명의 작품이 고루 담겨있기 때문.

선정한 책도, 그에 대한 시각도, 글의 구성과 문체도 다 제각각이지만 이 책은 그래서 오히려 더 흥미롭게 읽힌다. 저자들은 선정한 책의 저작 배경, 연관된 시대상과 작품 속에 들어있는 사상 등을 나름의 독특한 독서체험과 연결시켜 쉽게 풀어내고 있으며 각 글 끝에 권하는 책을 덧붙여 읽는 이의 실제적인 책읽기를 권하고 있다.